"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 (사도행전 20:24)
"내가 내 자의로 이것을 행하면 상을 얻으려니와 내가 자의로 아니한다 할지라도 나는 사명을 받았노라" (고린도전서 9:17)
한국교회에서 사역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사역(使:부릴 사, 役:부릴 역)은 사람을 부리는 것을 의미하는데, 성경적으로는 하나님이 택하신 사람을 하나님이 부리신다는 의미입니다.
부르시는 이, 부리시는 이 모두 분명히 하나님이 주체가 되십니다.
하지만 사역의 의미가 변질되어 하나님에 의한 사역이 아닌, 사람에 의한 사역이 될 때가 있습니다. 이때 성도는 하나님의 일꾼이 아닌, 사람의 일꾼이 되어버리게 됩니다.
중세교회사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모든 종교인들의 범죄의 대상은 성경말씀을 알지못하는 영적무지의 성도들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성도를 훈련하며 사역자를 양성하는 것을 으뜸으로 삼았고, 실제로 그동안 수많은 영적 인재들이 배출되어 귀한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서 하나님께 사명을 받는 진정한 사역자의 양성보다는, 수고할 사람을 세우기 위한 형식적인 교육과 훈련이 난무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이는 교회와 성도 모두에게 어려움을 주는 사탄의 계략입니다.
사역은 하나님께 받은 사명을 통해 인증되어야 하고, 부여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사역은 신성한 것이며, 절대적인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사명감의 사역은 사람이 시켜서 하는 사역과 분명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명자는 자발적이며, 창의적이며, 긍정적이고,
하나님이 사명과 함께 부여한 권위와 권능을 발휘합니다.
사명자는 동기, 과정, 열매에 하나님의 섭리를 경험할 수 있고,
고난 가운데 낙심하거나 지치지 않습니다.
반면, 사람이 시키는 사역은 권위가 없습니다.
권위와 권능없이 일용직 근로자처럼 지시한 것만 하면 되는 일꾼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사명감이 없는 사역은 인위적일 수 밖에 없고, 사람냄새가 나며 실망하고 낙담하게 됩니다.
사명감이 없는 사역은 영성을 메마르게 하고 하나님의 능력없이 진행되어 사람이 지치게 됩니다.
평신도 사역자를 양성하려면 무엇보다 성도들에게 하나님이 부여하는 사명감을 갖도록 도와주어야 하는데, 세속적인 인성개발이나 일시적인 비전 세미나가 사명감을 주는 것처럼 인식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성도와의 인간적인 관계로 부탁하는 것으로 사명감은 생겨나지 않습니다.
사명감은 동기가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대한 헌신과 결단에 기초해야 하고,
한 영혼을 천하처럼 여기는 사랑과 긍휼에 근거해야 합니다.
사도 바울도 자신은 하나님께 받은 사명을 통해 사역을 감당하고 있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목회자들은 엘리야가 소로 밭을 갈고 있던 엘리사를 영적인 사역자로 세웠던 것처럼, 성도를 사람의 일꾼이 아닌 하나님의 일꾼으로 세워야 할 것입니다.
또한, 성도를 하나님 일에 같은 권위와 같은 권능을 가진 동역자로 여기며 존중하는 성숙한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사역중심의 교회는 성도를 소모시키고, 사명중심의 교회는 성도를 세워나가는 것임을 잊지맙시다.
한국교회가 사람에게 순종하는 사역자를 양성하는 죄에서 돌이켜, 하나님이 주신 사명에 근거한 충성된 사역자를 양성할 수 있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김형석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