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이 이르되 회칠한 담이여 하나님이 너를 치시리로다 네가 나를 율법대로 심판한다고 앉아서 율법을 어기고 나를 치라 하느냐 하니 곁에 선 사람들이 말하되 하나님의 대제사장을 네가 욕하느냐 바울이 이르되 형제들아 나는 그가 대제사장인 줄 알지 못하였노라" (사도행전 23:3~5)
제사장의 직분은 하나님과 교감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분별하고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그것을 알리는 것입니다.
제사장의 권위는 세속적인 것을 초월한 영적인 것이며, 권위에 합당한 자질과 열매를 통해 더욱 가치를 증명합니다.
예수님 당시의 제사장들은 형식적 제사의 리더이자, 모세 율법의 권위 뒤에 숨어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는데 급급했습니다.
세속적인 권력과 결탁하고 성도를 지지자와 반대자로 보는 정치인이 되어버렸습니다.
제사장직을 대표하는 대제사장 아나니아도 친로마파의 정치라인을 추구하다가 유대인들에게 돌로 맞아 죽게됩니다(삽화 참고).
대제사장이 이정도이니 나머지 제사장들은 어떠했겠습니까?
영적인 권위와 위엄을 보이지 못하고 누군가 자신의 신분을 알려줘야 하는 불쌍한 대제사장의 모습이 그려지시나요?
신앙인이 신앙인답지 못하고 직분자가 직분자 스럽지 못하면 신앙과 직분이 오히려 자신의 부끄러움이 되는 것입니다.
오늘날 정치적인 행보를 보이는 목사님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개혁주의 신앙의 정신중 하나는 정치와 종교의 철저한 분리입니다.
권력은 모이면 부패하기 마련이며, 권력화 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것이 바로 정치와 종교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도 위험한데, 둘이 모이면 얼마나 위험하겠습니까?
사도 바울은 대제사장 아나니아를 '회칠한 무덤'이라고 책망합니다.
그의 언행 어디를 보아도 대제사장의 직분을 감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이후에 누군가 아나니아가 대제사장이라고 이야기해주었을 때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저런 사람이 크리스챤(목사,장로,집사)이야?" 가 아니라,
"역시 저 사람이 크리스챤(목사,장로,집사)이였군!"이란 인정을 받아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그리고 사람이 보기에 경건하고 성숙한 신앙인으로 살지 못하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가증히 여겨지게 되겠습니까?
직분과 타이틀로 자신을 드러내야만 하는 껍데기 신앙인이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생각과 언행으로 하나님의 자녀임을 드러낼 수 있는 품행과 삶의 모습이 필요합니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신앙인의 모습을 가져야 합니다.
전통에 의해, 세속에 의해 물려받은 권력자가 아니라,
영적인 성찰과 성숙, 하나님께로의 끝임없는 회복을 통해 세워지고 만들어지는 진정한 영적 권위자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합니다.
신앙인은 권력자가 아니라, 권위자 입니다.
신앙인과 성직자의 권위와 위엄이 없어지고 있는 이때에, 우리가 진정한 신앙인들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해야 하겠습니다.
김형석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