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주의 신학은 영국의 배타적인 형제교회(Separatist Plymouth Brethren) 지도자 John Nelson Darby(1800-1882)에 의해서 시작되었다. Scofield Reference Bible에 의해 영어권에 널리 보급되었다. 그의 종말론은 미국 근본주의에 강한 영향을 미쳤다. C.I. Scofield Reference Bible은 50년 동안 3백만 부가 팔렸는데, 그 영향으로 Biola, Moody, Dallas, Grace와 같은 신학교가 세대주의 종말론을 가르쳤다.
세대주의 신학과 개혁주의 신학(언약신학)
성경 전체를 이해하는 시스템에 따라서 신학이 크게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하나는 루터와 칼빈이 가르친 개신교 정통신학인 ‘개혁주의 언약신학’이고, 또 다른 하나는 ‘세대주의 신학’이다. 두 신학체계는 구원과 율법, 종말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
구원관의 차이:
신구약 성경을 보는 관점에 우리에게 친숙한 세대주의가 있다. 세대주의에서는 성경 역사를 무죄(innocence)시대, 양심(conscience)시대, 인간통치(human government)시대, 약속(promise: Patriarchal Rule)시대, 율법(Law)시대, 은혜(grace)시대, 천년왕국(Kingdom: Millennium)시대 등 일곱 가지 시대로 나누어 설명했는데, 각 시대마다 하나님이 새로운 구원의 길을 제시해주셨다고 주장하였다. 세대주의 신학에 의하면, 각 시대마다 구원 얻는 방법이 다르다. 모세와 이스라엘이 율법을 지킬 것을 언약하였지만 사람들이 율법을 지키지 못하고 실패하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은혜로 구원하신다는 주장은 율법과 은혜의 관계를 적대적인 관계로 만들어 버렸다. 따라서 지금 성도들은 은혜시대를 살아가기 때문에 십계명은 우리의 신앙과 생활에 유일한 법칙이 될 수 없다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 Darby는 개신교 교리의 핵심이 되는 의 전가설과 십계명의 규범적 용도를 부인하였다. 이러한 세대주의 구원론과 종말론은 “더 이상 율법이 필요 없다”는 율법폐기론(antinominianism)으로 이어졌고, 기독교의 윤리성은 무너지게 된 것이다. 이 신학에 영향을 받은 많은 정통교회도 은혜를 누린다면서 율법을 무시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유병언과 박옥수의 구원파는 세대주의가 낳은 열매다.
율법과 은혜:
개혁신학(Reformed Tradition)은 종교개혁자들의 신학적 전통을 따르는 것으로, 모세의 법에는 시민법과 의식법, 도덕법이 있는데 도덕법에는 ①시민적, ②영적, ③규범적 3가지 용도가 있는 것으로 본다.
구약에서는 아브라함 언약, 다윗언약 등 앞으로 오실 그리스도를 믿어 구원받는 것으로 기대적 성격으로, 신약에서는 오신 그리스도를 신뢰하는 성취된 구원으로 그 성격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구약시대나 신약시대나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
약 130년에 이른 한국교회사 속에서 대부분의 교역자들과 부흥사들은 세대주의 신학에 근거하여 종말론을 가르쳤는데, 매우 극적인 내용들 때문에 듣는 자들은 쉽게 거기에 빠져들어갔다. 세대주의 사상에서 탈피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에 무천년 왕국설이 본격적으로 우라나라에 소개되면서부터이다.
십계명(율법)으로 대표되는 도덕법은 구약시대에나 신약시대나 언제든지 타당하게 적용되는 영구불변의 항존법(standing law)이다. 신약시대라 해서 십계명이 폐해진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세대주의적 발상에서 나온 것이다. 신약에 와서 도덕법은 더욱 굳게 세워지고 있다(마 5:19; 롬 3:31). 신약에서 율법은 예수님의 새로운 가르침으로 흡수, 통합되었다. 모든 율법은 하나님의 사랑과 이웃의 사랑을 한 데 묶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순종하고 지키라고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구원받기 위해 율법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구원받았기에 율법을 행하는 것이다. 율법의 핵심은 십계명이다. 율법은 구원받은 백성의 마땅히 지켜야 할 삶의 지침서이다.
천년왕국과 종말론에 대한 견해들:
사도 요한이 본 천년왕국 비전에 대한 정확한 해석문제(계 20:1-10)는 2세기 이래로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많은 흥분과 논란을 일으켜왔다. 그 과정에서 세 가지 기본적 입장이 확고해졌다. 그 세 가지 입장은 각각 재림이후에 천년왕국이 온다는 ‘전천년설(premillennialism),’ 천년왕국 후에 재림이 있다는 ‘후천년설,’(postmillennianism) 그리고 재림 이전이나 이후나 천년왕국이 없다는 ‘무천년설’(amillennialism)이다. 20세기 한국의 많은 부흥사들이 전했던 세대주의전천년설은 성경을 벗어난 매우 불건전한 해석이다. 다미선교회, 구원파, 인터콥 등 종말론과 관련된 이단들은 대부분 이 세대주의전천년설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공통적으로 7년 대환난, 휴거, 천년왕국, 144000, 666이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한다.
무천년설에서는 천 년을 문자 그대로 볼 수 없고 완전수인 10을 세 번 곱한 충만수로 봐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이다. 무천년주의자들은 천년왕국의 천 년을 교회역사에 대한 상징으로 본다. 천 년이란 교회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승리를 가리킨다는 것이다. 천년이라는 숫자는 상징적인 숫자로 하나님이 택한 백성들을 한 사람도 남김없이 모두 구원하시는 충만한 기간을 천 년으로 보는 것이다. 천 년은 단지 택한 백성을 전부 구원할만한 충분한 기간이다.
우리가 지금 요한계시록에서 경고하는 말세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말세에는 네 가지 징조가 있다: ①사람의 징조 “미혹”이다(마 24:4); ②환란의 징조 “난리”이다(마 24:6); ③자연의 징조 “재난”이다(마 24: 7-8); ④종교적 징조 “이단”이다(마 24: 11, 23-24). 우리 모두는 기름을 준비한 지혜로운 다섯 처녀처럼 다시 오시는 주님을 기쁨으로 맞을 준비를 갖춰야 한다.
우리는 재림이 가까워진다는 핑계로 나태하고 게으른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살전 4:11). 성도들은 재림하시는 주를 맞아 영접하여 영원히 주와 함께 살게 될 것이다. 불신자처럼 불안해 하거나 슬퍼해서는 안 된다. 시간과 시기에 대해 성도들은 염려할 필요가 없다. 매일 경건하고 거룩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서적
권호덕. [율법의 세 가지 용도와 그 사회적 적용]. 그리심, 2003.
이민규. [신앙, 그 오해와 진실]. 새물결플러스, 2014.
스탠리 그렌츠. [누구나 쉽게 배우는 신학]. CUP, 2000.
피영민. [신약개론]. 검과흙손, 2015.
정동섭 목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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