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목사 - 성전의 세대차이를 극복하라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과 나이 많은 족장들은 첫 성전을 보았으므로 이제 이 성전의 기초가 놓임을 보고 대성통곡하였으나 여러 사람은 기쁨으로 크게 함성을 지르니 백성이 크게 외치는 소리가 들리므로 즐거이 부르는 소리와 통곡하는 소리를 백성들이 분간하지 못하였더라" (에스라 3:12~13)
우리는 세대를 이룹니다.
한 세대에서 다음세대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세대에서 세대로 흐르는 신앙은 항상 단절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다윗의 왕국, 솔로몬의 영광은 3세대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솔로몬왕 이후 이스라엘은 분열된 왕국으로 존재했습니다.
우리는 다음세대에게 물질과 권력이 아닌 믿음의 유산을 잘 물려주어야 합니다.
오늘 말씀에는 두 세대가 나옵니다.
나이가 많아 솔로몬의 첫 성전을 기억하는 세대와, 무너진 성전의 폐허에서 자신이 올린 기초를 기뻐하는 세대입니다.
가끔 어르신들이 말씀하십니다.
"옛날이 좋았어"
젊은 사람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말이지요.
하지만 저도 나이를 먹다보니 이 말씀들이 조심씩 이해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내적가치, 영적가치가 물질적인 가치보다 더 소중하다는 깨달음의 한 표현이니깐요.
이건 인생이 알려주는 교훈이고, 시간이 지나야 아는 것이고, 잃어봐야 아는 것인가 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도 나라가 망하고 포로가 되면서 무엇이 진정으로 소중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토록 하나님이 경고했던 진노의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가졌던 부귀영화의 상징, 법궤를 가진 자의 오만함과 경건치 않음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무너진 성전을 보면서 뼈져리게 느꼈을 것입니다.
당신 세대의 영적 무지함과 타락에 대한 회한의 통곡이었고, 포로의 삶을 살았던 시간에 대한 서러움의 눈물이었으며, 하나님께로 올리는 회개의 몸부림이었습니다.
이들에게 만일 다시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떨까요?
아마 철저하게 하나님과 동행하며 다시는 반복하여 죄를 짓지 않는 삶을 살아갈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환호하고 기뻐했습니다.
왜일까요? 그들에게 초라하지만 새롭게 건축하는 성전의 기초는 새로운 출발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 였습니다. 과거가 아닌, 미래의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과 희열이었겠죠?
그래서 그들은 기초만 쌓고도 즐거워했습니다.
벌써 성전이 이루어진 것처럼 스스로 도취되어서 말이죠.
이 두 세대가 무너진 폐허 속에서 초라한 성전의 기초를 쌓으며 가졌을 마음이 완벽하게 일치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세대간의 차이, 관점의 차이, 신앙의 차이를 줄일 필요는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통곡하고, 어떤 사람은 환호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이 오늘날 한국교회에도 반복되는 것이 참 마음이 아픕니다.
그럼, 과거의 믿음만 좋고 현재의 믿음은 좋지 않은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시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과거가 좋고 현재는 나쁘다는 논리로 볼 문제가 아닙니다.
믿음이 좋았고 하나님이 축복하셨던 과거를 기억하며, 현재의 믿음의 자세를 항상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원로와 장로들은 한국근대사와 더불어 교회의 수많은 어려움과 역경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과 평안을 맛본 장본인들입니다. 혹독한 세월의 고난과 연단을 통해 인생과 영적인 맛을 아시는 분들입니다. 그분들의 눈물의 기도, 헌신, 섬김이 없었다면 오늘 날의 한국교회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 분들이 이제 나이가 먹었다고 기력이 쇠했다고 교회에서 존재감이 사라지는 것이 너무 마음아픕니다. 그분들을 위한 교회의 배려와 귀 기울임은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분들이 없이 지금의 교회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새로운 것과 화려한 것에 열광하는 세대들이여!
과거의 발자취없이 오늘이 없고, 내일의 새로운 것이 존재할 수 없음을 깨닫고, 고난 가운데 교회를 통해 역사하신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고귀한 믿음의 선배들의 신앙을 본받는 것과 온전히 섬기는 것에 열심을 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날 애통하며 통곡하는 한국교회의 모든 믿음의 선배들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드립니다.
김형석 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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